굿 2

"왜 굿판에서는 작두를 탈까?" 엑스터시와 신인합일

굿판의 하이라이트, 무당의 작두 타기를 단순한 묘기로 치부하셨나요? 종교 인류학과 무속 신앙의 관점에서 날 시퍼런 작두가 상징하는 신인합일(神人合一)의 경지, 트랜스 상태(엑스터시)의 심리학, 그리고 공동체의 한(恨)을 푸는 집단 카타르시스의 영적 치유 원리를 분석합니다. 요란한 장구 소리와 징 소리가 멎고, 굿판에 무거운 정적이 내려앉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향한 곳에는 시퍼렇게 날이 선 두 자루의 작두가 놓여 있습니다. 이윽고 신복(神服)을 입은 무당이 맨발로 그 날카로운 칼날 위로 훌쩍 뛰어오릅니다. 지켜보는 이들은 숨을 죽이지만, 무당의 발바닥에는 피 한 방울 맺히지 않고 오히려 평온하거나 위풍당당한 표정으로 신의 공수(말씀)를 내뱉습니다. 텔레비전이나 매체를 통해 누구나 한 번쯤 보았을 작두 ..

무속신앙 2026.02.22

무속의 '굿'과 사이코드라마

현대 사회에서 무속 신앙, 특히 굿을 바라보는 시선은 이중적입니다. 미디어에서는 흥미로운 오컬트 소재로 소비되지만, 현실에서는 비과학적인 미신이나 타파해야 할 구습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꽹과리 소리가 요란하고 돼지 머리가 올라가는 굿판을 보며 정신 의학적 치유를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각을 달리해 비교 종교학과 현대 심리학의 관점에서 분석해보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프로이트나 융이 심리학을 정립하기 수백 년 전부터, 조선의 무당들은 이미 사이코드라마(Psychodrama)라는 고도의 심리 치료 기법을 통해 민중의 정신 건강을 돌보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미신이라는 편견 뒤에 숨겨진, 치열했던 심리 치유의 현장으로서 굿을 재해석해 보려 합니다. 한(恨), 억압된 무의식의..

무속신앙 2026.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