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모를 육체의 고통과 환청, 환각. 현대 의학이 광기(狂氣)로 규정하는 '신병(神病)'은 무속의 세계관에서 인간의 자아를 철저히 파괴하고 신(神)의 목소리를 담는 영매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잔혹하고도 성스러운 통과의례입니다. 평범한 인간이 무당으로 빚어지는 핏빛 심연을 인류학적으로 해부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몸이 원인 모를 통증으로 찢어질 듯 아파옵니다. 밥 한 숟갈 넘기지 못하고 피를 토하며, 밤낮없이 귓가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맴돌고 허공에서 낯선 형상들이 아른거립니다. 병원을 전전하며 온갖 검사를 받아도 결과는 '신경성' 혹은 '원인 불명'. 현대 정신의학은 이를 조현병이나 극심한 해리성 장애(광기)로 진단하지만, 증상은 치유되지 않고 인간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웁니다. 이 끔찍한 파괴의 과정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