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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귀신과 총각귀신이 가장 무서운 귀신이 된 이유

한국 공포 괴담의 단골손님, 처녀귀신(손각시)과 총각귀신(몽달귀신). 단순한 원귀를 넘어 조선 시대 유교 사회의 폭력적인 시스템이 낳은 가장 끔찍한 사회적 희생양이었던 이유를 인류학과 민속학의 관점에서 해부합니다. 기형적인 억압이 만들어낸 슬프고도 섬뜩한 공포의 실체를 확인하세요. 늦겨울의 스산함이 가시고 봄비가 대지를 적시는 2월 말입니다. 한국인에게 가장 익숙하면서도 본능적인 공포를 자아내는 존재를 꼽으라면 단연 '처녀귀신'과 '총각귀신'일 것입니다. 납량특집이나 전설의 고향 같은 매체에서 이들은 늘 가장 독살스럽고 원한이 깊은 원귀(怨鬼)의 대명사로 등장합니다. 그런데 한 번쯤 이런 의문을 품어본 적 없으신가요? 억울하게 역모로 몰려 죽은 장군이나, 탐관오리에게 고문받다 죽은 평민의 원한이 훨씬 ..

"왜 굿판에서는 작두를 탈까?" 엑스터시와 신인합일

굿판의 하이라이트, 무당의 작두 타기를 단순한 묘기로 치부하셨나요? 종교 인류학과 무속 신앙의 관점에서 날 시퍼런 작두가 상징하는 신인합일(神人合一)의 경지, 트랜스 상태(엑스터시)의 심리학, 그리고 공동체의 한(恨)을 푸는 집단 카타르시스의 영적 치유 원리를 분석합니다. 요란한 장구 소리와 징 소리가 멎고, 굿판에 무거운 정적이 내려앉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향한 곳에는 시퍼렇게 날이 선 두 자루의 작두가 놓여 있습니다. 이윽고 신복(神服)을 입은 무당이 맨발로 그 날카로운 칼날 위로 훌쩍 뛰어오릅니다. 지켜보는 이들은 숨을 죽이지만, 무당의 발바닥에는 피 한 방울 맺히지 않고 오히려 평온하거나 위풍당당한 표정으로 신의 공수(말씀)를 내뱉습니다. 텔레비전이나 매체를 통해 누구나 한 번쯤 보았을 작두 ..

죽은 식물의 저주: 재물운을 말리는 식물과 부르는 식물의 풍수학

봄맞이 플랜테리어, 아무 식물이나 들이지 마세요! 풍수지리와 음양오행으로 분석한 '재물운을 부르는 금전수'와 '집안의 생기를 말려 죽이는 드라이플라워'의 영적 비밀. 내 집을 명당으로 만드는 올바른 식물 풍수 인테리어 가이드를 확인하세요.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문턱, 2월의 끝자락입니다. 겨우내 움츠렸던 집안에 화사한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화원을 기웃거리거나 베란다 한편에 작은 정원을 꾸미려는 분들이 많아지는 시기입니다. 앞선 글에서 헌 옷과 거울을 비워내며 묵은 탁기를 걷어냈다면, 이제는 그 빈자리에 맑은 '양기(陽氣)'와 '재물운'을 채워 넣을 차례입니다.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살아있는 식물을 집안에 들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잠깐, 인테리어 잡지에 나오는 예쁜 식물이라고 해서 무작정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