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이나 새해가 밝아오면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에 심심치 않게 오르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삼재(三災)입니다.

"올해는 무슨 띠가 삼재라더라",
"누구는 날삼재라서 조심해야 한다더라"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평소 미신이나 사주팔자를 믿지 않는 사람이라도 괜히 기분이 찜찜해지기 마련입니다.
사람의 인생이 고작 12개의 띠 동물로만 결정된다는 게 비과학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당신의 띠가 올해 삼재에 해당합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불안해지는 것이 사람 심리니까요.
오늘은 막연한 공포심을 갖기보다는, 도대체 삼재가 무엇이길래 우리 민족이 이토록 오랫동안 신경 써왔는지, 그리고 제가 직접 겪은 삼재의 경험은 어떠했는지 솔직하게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내가 겪은 '삼재'의 기억
사실 저는 오컬트와 민속학을 좋아하면서도, 평소에 일부러 제 삼재가 언제인지는 찾아보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모르는 게 약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괜히 미리 알았다가 "아, 나 올해 삼재지?" 하고 의식하게 되면, 멀쩡하던 일도 더 신경 쓰이고 위축될 것 같았습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확증 편향처럼, 나쁜 일이 생길 때마다 모든 탓을 삼재로 돌리게 될까 봐 일부러 외면했던 것이죠.
그런데 어느 해인가, 정말 하는 일마다 묘하게 꼬이고 몸만 엄청나게 바쁜 시기가 있었습니다.
분명 예전과 똑같이, 아니 오히려 더 열심히 노력했는데 성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프로젝트는 이유 없이 지연되고, 인간관계에서는 사소한 오해가 쌓여 다툼이 되기 일쑤였습니다. 마치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것처럼, 땀은 뻘뻘 흘리는데 앞으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는 답답한 느낌이랄까요.
"도대체 왜 이러지? 내가 뭘 잘못하고 있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불면증까지 시달리던 어느 날 밤, 혹시나 해서 인터넷에 제 띠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기가 막히게도, 그 해가 딱 삼재가 머무르는 시기에 해당하더군요. 등골이 서늘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다행히 큰 사고 없이 한 해가 마무리되었는데, 정말 신기한 일은 그 다음이었습니다.

해가 바뀌고 삼재가 끝나는 시점이 되자, 거짓말처럼 꽉 막혀 있던 일들이 술술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꼬였던 인간관계도 오해가 풀리며 순조롭게 정리되고, 지지부진하던 업무에도 속도가 붙어 성과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공기 자체가 달라진 느낌이었습니다.
이게 정말 삼재라는 운세의 영향이었을까요?
아니면 "이제 삼재가 끝났으니 다 잘될 거야"라는 저의 긍정적인 심리 변화 때문이었을까요?
혹은 그저 일이 풀릴 시기가 우연히 겹쳤던 것일까요?
정확한 인과관계는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기묘한 경험을 통해 저는 운명이라는 사이클이 존재할 수도 있겠다는 겸손함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삼재를 무시하기보다, '인생의 환절기'라 생각하고 미리 대비하는 자세를 갖게 되었습니다.
삼재(三災)란 무엇인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삼재는 석 삼(三), 재앙 재(災) 자를 씁니다. 즉, 세 가지 재난이 든다는 시기입니다.
동양 철학에서는 우주의 기운이 돌고 돈다고 봅니다. 12개의 띠(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9년마다 한 번씩 3년 동안 삼재를 맞이하게 됩니다.
즉, 우리 인생의 4분의 1은 삼재인 셈입니다. 이렇게 자주 찾아온다는 것은, 삼재가 특별히 재수 없는 기간이라기보다는 사계절 중 춥고 활동이 어려운 겨울과 같은 시기라고 이해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세 가지 재난의 정체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삼재를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정의했습니다.
- 도병재(刀兵災): 연장이나 무기로 입는 재난을 뜻합니다.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교통사고, 수술, 상해 등 물리적인 사고를 의미합니다.
- 역려재(疫癘災): 전염병을 뜻합니다. 현대적으로는 본인이나 가족의 건강 악화를 조심해야 합니다.
- 기근재(飢饉災): 흉년이 들어 굶주리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경제적 손실, 투자 실패, 파산 등 재물운의 하락으로 해석합니다.
종합하면 건강, 인간관계, 돈 3가지를 특히 조심해야 하는 시기로 볼 수 있습니다.
10초 만에 확인하는 '삼재 계산법'
그렇다면 내 띠는 언제 삼재일까요? 복잡하게 계산할 필요 없이, 아래 표에서 자신의 띠를 찾아보세요. 삼재는 혼자 오는 게 아니라, 사주학적으로 합(合)이 되는 3개의 띠가 함께 겪습니다.
| 나의 띠 (그룹) | 삼재가 들어오는 해 (3년간) |
| 원숭이띠, 쥐띠, 용띠 | 호랑이(寅), 토끼(卯), 용(辰) 해 |
| 돼지띠, 토끼띠, 양띠 | 뱀(巳), 말(午), 양(未) 해 |
| 호랑이띠, 말띠, 개띠 | 원숭이(申), 닭(酉), 개(戌) 해 |
| 뱀띠, 닭띠, 소띠 | 돼지(亥), 쥐(子), 소(丑) 해 |
예를 들어, 2026년 올해는 병오년(붉은 말의 해)입니다. 표를 보면 돼지띠, 토끼띠, 양띠 그룹이 말의 해를 만나 내년까지 삼재가 지속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년의 흐름: 들삼재, 눌삼재, 날삼재
제가 겪었던 것처럼 바쁘기만 하고 실속이 없던 해가 있었다면, 아마 삼재의 3단계 중 하나였을 겁니다. 삼재는 3년 동안 똑같은 강도로 우리를 괴롭히지 않습니다. 해마다 그 성격이 다릅니다.
① 들삼재 (입삼재): 들어오는 첫해
삼재가 시작되는 첫해입니다. 민속학적으로는 기운의 변화가 가장 크고 충격이 강할 수 있어 가장 조심해야 한다고 봅니다.
- 특징: 이직, 이사 등 이동수가 생기지만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의욕적으로 무언가를 시작하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 주의: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주변 사람에게 우환이 생길 수 있어,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야 하는 시기입니다.
② 눌삼재 (중삼재/묵삼재): 머무르는 둘째 해
삼재가 집 안에 죽치고 앉아 있다는 뜻입니다.
- 특징: 들삼재보다는 충격이 덜하지만, 일이 지지부진하고 답답하게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겪었던 "바쁘기만 하고 성과가 없던 시기"가 바로 이 눌삼재에 해당했던 것 같습니다. 이때는 무리한 확장보다는 현상 유지가 최선입니다.
③ 날삼재 (출삼재): 나가는 마지막 해
드디어 삼재가 나가는 해입니다.
- 특징: 액운이 빠져나가면서 기운이 가벼워집니다. 막혔던 운이 트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처럼, 마지막에 방심하다가 사고가 날 수 있어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합니다.

삼재의 대반전: 악삼재 vs 복삼재
여기서 중요한 점은 삼재 = 무조건 불행이라는 공식이 틀렸다는 것입니다. 사주 구성에 따라 삼재가 오히려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이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악삼재(惡三災): 우리가 흔히 아는, 매사 막히고 건강이 나빠지는 삼재입니다. 이때는 새로운 일을 벌이기보다 수성(지키기)에 집중하며 납작 엎드려 지내는 것이 지혜입니다.
- 평삼재(平三災): 별일 없이 무난하게, "어? 나 삼재였어?" 하고 지나가는 경우입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 복삼재(福三災): 오히려 삼재 때 대박이 나는 경우입니다. 위기가 기회가 되어 문서운(부동산, 합격)이 트이거나 큰돈을 벌기도 합니다. 삼재의 강한 변화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쓴 케이스입니다.
그러니 삼재라는 말만 듣고 미리 겁먹고 포기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내가 어떻게 준비하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악삼재도 평삼재로, 평삼재도 복삼재로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적보다 중요한 건 [마음]
제 경험을 다시 돌아보면, 그 힘들었던 시기가 삼재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그저 인생의 굴곡이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시기를 통해 제가 겸손과 신중함을 배웠다는 사실입니다. 일이 안 풀릴 때 억지로 밀어붙이며 괴로워하기보다, "아, 지금은 인생의 겨울이구나. 잠시 쉬어가라는 뜻이구나." 하고 숨을 고르는 지혜를 얻었습니다. 그 마음가짐 덕분에 삼재가 끝난 후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올해가 삼재에 해당하나요? 너무 겁먹지 마세요.
삼재는 우리를 괴롭히러 오는 귀신이 아니라, "지난 9년을 바쁘게 달려왔으니, 앞으로 올 9년을 위해 잠시 속도를 줄이고 안전벨트를 매라"는 신호등일지 모릅니다.
평소보다 건강 검진 한 번 더 받고, 투자할 때 한 번 더 꼼꼼히 살피는 신중함!. 그리고 가족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더 건네는 여유. 그것만 있다면 여러분의 삼재는 분명 전화위복의 복삼재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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