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낭당의 결계를 뚫지 못하고 길 위를 떠도는 굶주린 영혼, '객귀(客鬼)'. 드라마 [악귀] 속 백차골 에피소드를 통해 본 객귀의 공포와, 칼날 끝에 밥 한 그릇을 실어 보내며 산 자와 죽은 자의 거리를 유지했던 조상들의 지혜로운 의식 '객귀풀이'의 인류학을 해부합니다. 지난 글에서 다루었듯, 마을 어귀의 서낭당은 외부의 부정한 기운을 걸러내는 강력한 영적 검문소였습니다. 하지만 이 견고한 결계를 통과하지 못한 채, 고향 집 문턱조차 밟지 못하고 길 위에서 굶주림과 추위에 떨며 떠도는 비참한 존재들이 있습니다. 바로 '객귀(客鬼)'입니다. 집안 신인 성주신의 허락을 받지 못해 떠도는 이들은 산 자의 몸에 붙어 병을 일으키거나 마을의 평화를 위협하는 두려운 존재가 되곤 합니다. 객귀는 단순한 원귀를 넘어..